40-50대 남자 3만원 이하 선물 구매기

종무식을 앞두고

국장님께서 한해를 마무리하는 세레모니로 3만원 이하 선물 교환을 제안하셨다. 벌써 한달 전 일이다. 우리 회사는 40~50대 남성분들이 다수인 곳이다. 아주 어렵다. 성별도 다르고 연령대도 달라 취향을 전혀 가늠할 수가 없었다.

1.무난한 핸드크림과 립밤..?

카카오 선물하기가 요새 광고를 잘한다.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면 여자가 좋아할 선물, 0만원 이하 선물 이런 글이 정말 많다. 굉장히 많이 찾아봤다. 그리고 실제로 카카오 선물하기에 소액으로 선물할만한 무난한 아이템이 정말 많았다. 포장 옵션까지 있으니 백화점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포장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서 아주 좋은 옵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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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레저렉션 아로마틱 핸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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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젠틀나잇 핸드크림 50ml I 논픽션 핸드크림 + 퍼스널마켓 카드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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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습 립밤 핸드크림 선물세트

첫 옵션은 핸드크림, 립밤이었다. 스몰 럭셔리 코너를 보면 이름은 들어봤을법한 브랜드에서 내는 핸드크림, 립밤 세트가 다양했다. 포장도 잘 되어 있었다. 취향을 잘 모르는 회사 사람들에게 주기는 좋았다. 다만 사무실에서 팀장님이 핸드크림 립밤 바르는 걸 본적이 없다. 주기에는 아주 괜찮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실용성은 없는 선물이었다. 만약 내가 받는다면 쏘쏘 정도? 취향을 잘 모르는 여자사람 친구에게는 괜찮을 거 같다.

2. 현금성 선물이 최고 이려나,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연말 분위기 물씬나는 카드 디자인도 예뻤고, 실물카드로 줄 수도 있으니 괜찮은 옵션 같았다. 3만원이 크다면 크지만 작은 돈이라 상품권으로 교환하기는 애매하지만 커피 값이라고 했을땐 적지 않은 금액이다. 스타벅스는 어디든 있고 제일 많으니 좋은 선택이었다. 그렇지만 우리 사무실에는 커피머신이 있고, 다들 커피를 외부에서 사드시지는 않으셔서 제외했다. 일반 회사원들에게는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거라 생각한다.

3. 내 돈주고 사기 아까운 차량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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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캔들 차량용 방향제 카자 얼티메이트 1+1 차량용방향제

 

차 있는 지인이 추천해준 아이템은 차량용품이었다. 차량용 방향제는 내 돈 주고 사기는 아까운데 선물 받으면 잘 쓴다고 했다. 양키캔들 가격도 저렴하니 여러 향을 섞어서 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이건 사실 아주 높은 순위에서 고려했지만 다른 옵션으로 마음을 정해서 포기했다.

4. 40-50대 남자분들이 환영하는 술!

원래는 미니양주를 세트로 만들어 드릴까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비쌌다. 술알못은 개당 몇천원 수준이지 않을까 했는데 양주 종류에 따라 만원이 넘는 것도 있었다. 을지로 근방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경복궁 가는 길목에 주류샵이 있고, 아주 가깝게는 광화문 SFC몰 와인앤모어에서도 구매가능하다.

 

 

 

- 와인앤모어 광화문점 : 02-310-9700, 서울 중구 세종대로 136

그래서 내가 생각한 차선책은 전통 술이었다. 3만원 이하 와인도 선택지 중에 하나였는데 와인도 모르고 와인 브랜드도 잘 몰라서 추천에만 의지해야 한다는게 좀 찝찝했다. 차라리 전통 술은 원래 단가가 낮은 편이니 선물용으로 나온 전통주로 결정했다.

원래는 예전 한식 파인다이닝에서 먹었던 복순도가를 선물할까했는데 별도 포장이 안되서 제외했다. 다음은 떠먹는 술이라고해서 너무 궁금했던 이화주를 드릴까했는데 달고 쓰다고해서 이건 가족들이 다같이 즐기기는 어려워보여 패스했다.

댄싱사이다를 선택한 이유는 일단 포장이 예뻤다. 빨간 상자에 넣어 오는데 연말 파티주로 적격이었다. 도수도 6.4%로 낮은편에 속해 가족들과 나눠 마시기에도 적절해보였다.

그런데 그 선물은 나를 제외한 5명 중에 4명인 40-50대 남직원이 아니라 홍일점 여직원이 뽑아갔다…ㅎㅎ친한 분이라 내 선물을 미리 알고 계셨는데 술을 별로 안좋아하시고 집도 멀어서 내걸 뽑고싶지 않다고 했는데 하필 내걸 뽑아가셨다. 당사자 빼고 나머지 분들만 부러워하셨다. 여튼 반응은 나쁘지 않았으니 전통주 선물은 결론적으로 좋은 선물이었다. 술 후기를 전해보다면 달콤한 맛보다는 새콤한 사과 사이다 맛이라고 한다. 이렇게 설명을 들었지만 사실 무슨 맛인지 상상은 안간다. 그래도 술 못하는 사람도 가볍게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절반은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