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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비 복막염 치료 일기 (치료 84일 + 관찰기 84일 + 민고 109일차)우리집 털복숭이 2024. 1. 3. 12:35반응형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될지 몰라 써보는 깨비 복막염 치료 일기 시작!
1. 치료를 시작하게 된 이유
고양이 임시보호 요청을 받고 깨비가 급하게 저희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원래 길에서 살던 친구였는데 구조자님이 TNR 시키고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려고 했는데 깨비 영역이 다툼이 심한 곳이라 구조 직전에도 큰 싸움이 있어 임시보호를 결정하셨다고 해요. 깨비는 평생을 자유롭게 누비고 다녔는데 급작스럽게 작은 장에 갇혀 3일을 지내게 되었고, 중성화라는 깨비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는 3일동안 화장실도 안갔다고 해요. 저희집에 왔을 때도 하반신에 오줌을 잔뜩 묻혀왔었습니다.
막상 저희 집에 와서는 적응을 잘하는 거 같았어요. 밥도 잘 먹고, 화장실도 잘 가서 걱정 없었는데 온지 일주일쯤인가 이주쯤이 됐을 때 원래 퇴근하면 마중나오던 고양이가 가만히 식빵만 굽고 있어서 이상했습니다. 고양이를 키워본적이 없고, 처음 임보했던 고양이는 깨발랄한 초딩이라 다 부수고 다녔는데 깨비는 왔을 때부터 그렇게 활발한 친구는 아니였거든요. 주변에 고양이 키우는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고양이는 원래 많이 잔다, 원래 앉아있는다 이런 얘기를 전해 들어서 몇일은 그런가보다했습니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병원에 가게 된 이유는 깨비 몸이 평소보다 뜨끈뜨근하고 그루밍을 안해서 눈에 눈꼽이 끼고, 장난감을 흔들어도 반응이 없었어요. 스트릿 출신이라 주는대로 다 먹던 친구였는데 밥도 거부했고요. 그래서 바로 들쳐메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이 내과 선생님이셔서 복막염을 알고 계셨고, 복막염은 원래 확진이 어렵고 의심이 된다고 말씀 해주셔서 다행히 진단명이라도 알게 돼서 정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초음파랑 세부 피검사를 한번더 했었는데 해당 병원에서도 이상이 있는거 같다라고 하셔서 진단겸 약을 먹이기 시작했어요! 당일에 수소문해서 11시가 넘은 늦은 저녁이었지만 약을 구할 수 있었고, 당일 바로 투약을 시작했습니다. 늦은 밤이라 번거로우셨을텐데 간절한 마음 이해해주셔서 감사했어요.
2. 치료중 체중변화
깨비 몸무가는 아주 순탄하게 올랐습니다. 저희집에 처음 온날 4kg였는데 한달만에 1kg가 쪘고,
관찰기 3달이 경과한 뒤에는 5.95kg가 됐습니다. 의사선생님 권고로 사료/간식을 권장량만 주게 돼서 이후에는 간당간당하지만...6kg를 넘기진 않았습니다.
관찰기 동안 천천히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5.6kg까지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관찰기가 끝나고 민고 84일차, 치료 시작하고도 9개월이 지난 시점에 갑자기 식욕, 활력이 떨어져서 병원에 4일 입원했어요ㅠ 다행히 방광염+장염이라고 하는데 4일 입원하면서 5.04kg 까지 빠졌다가 지금은 5.35kg를 회복했습니다..!
살이 올라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의사선생님이 5kg도 적정 몸무게라고 하셔서 5.2정도로 합의보고 다이어트를 진행 중입니다.
한번 아팠던 친구라 살이 빠져도 걱정, 쪄도 걱정입니다.
3. 혈검 수치 변화
처음 검사하러 갔을 때 깨비는 염증수치랑 글로불린 수치, 토탈 프로틴 수치가 높았어요. 그리고 2주차때는 애기가 빈혈인줄 알고 치료한지 얼마 안됐지만 들쳐메고 갔었는데 그때 모든 수치가 정상(탈수라 적혈구 수치는 정상범위 초과였음)이라 아주 날아갈거 같았습니다.
6주차 검사 때도 모든 수치가 정상이라고 들었어요! 그때는 A/G가 0.7이 안넘어서 좀 걱정이 됐지만 그래도 정상범위였고 깨비 식활력도 문제 없어서 동일하게 치료를 유지했습니다.
문제는 10주차, 12주차였는데요. 아주 정상이었던 %LYM 수치가 아주 낮아졌어요. 4, 5 나오던 LYM 절대값이 1.1이었습니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LYM 수치는 복막염 진단때 낮아지는 수치라고 하더라고요. 보통 치료 중반이 넘으면 30% 이상이 된다고 하는데 깨비는 여태껏 정상이었던 수치가 도로 낮아져서 멘붕이었습니다.
관찰기때는 원래 매달 혈검을 권장받았지만 아주 쌩쌩해서 두번만 했습니다..ㅎㅎㅎ
관찰 7주차때 빈혈 의심받아서 관련 주사 권유 받았는데 바로 직전 검사에서 아주 멀쩡했거든요. 그래서 일단 지켜보고 마지막 혈검때 다시 수치를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구조자님 집 근처와 제 집근처 병원이 섞여서 수치 오차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음 혈검은 다른 병원 이었고 이상이 없어서 추가 처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은 최근 방광염으로 병원가서 혈검한 수치에요ㅠ
호중구 수치가 조금 높지만 방광염, 장염때문에 그럴거라고 하셨어요!
4. 고민의 결과 함량 유지 이유
그래도 동일하게 치료를 유지하고 죵료했던 이유는 아이 식활력은 아주 정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수치들도 정상이고요. %LYM가 낮으면 생기는 질병 범백, 염증 급성기, 면역결핍바이러스 등등이 있는데 깨비는 어떠한 임상 증상도 없었어요. 그리고 먼저 종료하신 집사님들 중에서 민고가 되었지만 림프구가 낮은 케이스도 있어서 깨비를 믿고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림프구 수치는 낮지만 별 이상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5. 이벤트
깨비는 놀랍게도 아무런 이벤트가 없었어요. 사실 약을 투약하기 전 항생제를 1회 먹었는데 그 이후로 바로 식활력을 회복한 상태기도 했어요. 약을 먹고 다음날은 항생제 때문인지 복막염 약 때문인지 알수는 없지만 사냥놀이에 반응해서 오열하기도 했답니다..ㅎㅎㅎ 잘먹고 잘 놀아주는게 이렇게나 감격적인 일인지 처음알았어요.
약을 먹는 84일동안 깨비는 아주 안정적이었어요. 츄르에 끼워주면 약도 아주 잘 받아먹어서 약 먹이는 스트레스조차 없었습니다. (츄르는 깨비가 제일 환장하는 챠오츄르에 입구부분을 넓게 커팅해서 약을 넣고 조물조물해서 츄르를 잘 묻히고, 원래 츄르 짜듯이 쭉 짜주면 깨비가 츄르인줄 알고 꿀떡 먹더라고요. 뒤로도 이어서 츄를 짜주면 뱉지 않고 잘 먹습니다. 츄르 하나 트면 3일은 그렇게 먹일 수 있었던거 같아요. 약먹일때 외에는 츄르를 안줘서 약먹는 시간이 간식 먹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던거 같아요.
이렇게 속도 안썩이고 84일 제가 정신만 똑바로 차리고 약주면 되는거라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관찰기 첫날 오히려 약을 안먹이게 되니 엄청 떨렸거든요ㅎㅎㅎ
약 먹일때가 자고 싶어도 못자고 밥도 치웠다가 다시 놓아주면서 몸은 좀 고됐지만 관찰기 때는 마음이 좀 고됐습니다. 그것도 좀 지나고 깨비의 미친 활력에 같이 우다다 해달라고 새벽 내내 울어재끼는 통에 다 까먹었지만요.
4월에 이사라는 큰 이벤트가 있어서 너무너무 걱정인데 깨비가 잘 이겨내주길 바랍니다ㅠ
부디 스트레스 받지말고 잘 적응했으면 좋겠어요!
깨비 사랑해 건강해 💕
마지막으로 깨비 약값은 6kg 고양이 12주 치료 기준 120만원이 들었습니다.(병원비 혈검비 등 제외)
결코 싼 비용은 아니지만 한생명을 살리기에 엄청나게 비싼 금액도 아니니 부디 치료하시는 집사님들 모두 희망을 잃지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반응형'우리집 털복숭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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