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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방광염 슬러지 치료기 (ft. 이대역 근처 동물병원 추천 링크동물병원)
    우리집 털복숭이 2023. 12. 1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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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비가 아침 밥을 걸렀다. 어떤 고양이한테는 그럴 수 있는 일일지 모르겠지만 깨비한테는 아니다. 누구보다 먹는걸 좋아하는 먹보 고양이고, 하루종일 급식기 앞에 앉아있는 고양이인데 자동급식기 밥소리를 듣고 일어나지 않은건 뭔가 문제가 있는거다. 그날 아침 나는 심장이 내려앉는줄 알았가. 좋아하는 습식, 간식 다 바쳐봤지만 고개를 돌리는데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다이어트 시킨다고 식이 제한을 했던 내가 원망스러웠다.

    전적: 복막염

    집에 오자마자 복막염에 걸렸었다. 그때도 식욕, 활력 없이 조용히 식빵만 굽고 있었다. 그때가 생각나서 겁이 덜컥 났다. 재발이면 어떡하지? 출근이고 뭐고 병원문이 열리자마자 들고 뛰었다. 지난번 2차접종때 이동장에 안들어가겠다고 발버둥쳐서 애를 좀 먹었는데 너무 가만히 들어가서 그것도 너무 슬펐다.

    나한테는 2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 링크동물병원
    집앞에 24는 아니지만 9시까지 진료보시고 주말에도 진료하는 동물병원이 있다. 의사선생님 두분다 젊으시고 고양이를 반려하고 계셔서 자주 간다. 비록 좀 비싸지만.. 비싸다기보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검사를 해보다 보니 병원비가 늘어난다.

    - 마음을 나누는 동물병원
    집앞 지하철역 상가에도 병원이 하나 있는데 예약이 좀 어렵고 선생님은 최소한의 처치를 진료 방향으로 생각하신다. 물론 엄청 친절하시고 초보 집사인 나의 질문 폭격도 항상 자세히 답변해주신다.

    일단 첫번째 병원을 가게 된 이유는 규모가 더 커보였다. (선입견이다 두번째 병원에서는 검사 안해봤으니까 첫번째 병원도 블로그에 새로운 장비 들여왔다 이런 홍보글을 보고 그렇게 느낄걸수도)

    극성스럽게 온갖 검사 다 해보고 싶었다. (일례로 첫번째 동병은 깨비 치은염에 스케일링 하는게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고, 두번째 동병은 양치만 꾸준히 잘 시켜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두번째 동병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별일 아닐 수 있지만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문제가 있다면 빨리 발견해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고양이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편이라 각종 검사가 오히려 악영향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투병기를 써보자면

    증상

    원래 방광염의 증상은 고양이가 소변을 보고 싶지만 못보는 거다. 화장실을 들락날락하지만 감자가 없고, 있더라도 엄청 작거나, 혈뇨를 본다도 한다.

    근데 깨비는 그저 식욕, 활력이 떨어진 것이었다.

    진단

    피검사(CBC, 혈청화학검사, 염증수치)랑 X레이, 초음파를 봤다.
    혈청화학까지 한 이유는 복막염을 앓았던 적이 있어 알부민, 글로불린 수치랑 황달 등 확인을 위한 것이었다.(물론 그 수치가 복막염을 100% 확진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니지만 그냥 확신을 사고 싶었다)
    X레이, 초음파 결과 상으로는 장염과 방광염이 진단 명이었다. 너무 초기에 데려와서 혈액검사 수치는 오히려 깨끗했다. 염증 수치조차 없는 수준이었다.

    첫날 방광 초음파 사진이다. 방광 크기가 크고, 방광 내에 부유물(슬러지)이 떠다닌다고 하셨다.

    장 쪽에도 염증이 있다고 하셨다.

    치료방법

    치료방법은 2가지로 제안주셨다. 집에서 약을 먹으면서 추적검사 하기, 입원해서 수액처치 하면서 방광을 완전히 깨끗하게 비우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집에 데려와서 약 먹으면서 치료했어도 됐을거 같다. 다음에도 비슷한 증상이 있으면 그렇게 치료할거 같다. 깨비는 쉬를 못하는 결석은 아니었어서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다. 슬러지가 있지만 쉬도 잘했다.

    근데 당시에는 내 욕심에 물도 잘 안먹으니 수액으로 한번 싹 비우는게 좋지않을까 싶었다. 시작할때만 해도 저녁쯤 데리러 오면 되겠지 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슬러지는 물이 많이 들어가니 점점 방광벽에서 더 많이 떨어져 나왔다.

    이게 입원 2일차, 3일차 사진이다. 딱봐도 첫째날보다 부유물이 많다. 선생님이 미리 설명해주신 내용이긴 했다. 오히려 슬러지가 더 많이 떨어져나올 수 있다고

    4일간 계속해서 수액처치를 하면서 방광 슬러지를 비워냈다. 깨비는 하루에 쉬를 4번도 넘게 했다고 한다. 참고로 평소 감자 개수 1-2개다. 거의 2배다.

    예상과는 달리 금요일 아침에 병원에갔던 깨비는 월요일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왔다.

    깨비가 입원한 동안 나는 정말 많이 초조했다.
    입원이 오히려 깨비한테 스크레스는 아닐까
    집과는 다른 환경에, 좁은 케이지, 모르는 사람들, 치료받는 동물들 울음소리.. 다 썩 편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니까 말이다.

    복막염의 원인은 스트레스라는 (모든 고양이 병은 다 스트레스라고 한다) 얘기도 과연 내가 맞는 선택을 한 것인기 의심하게 했다.


    4일차 퇴원때도 사실 방광이 전부 깨끗하진 않았다. 여전히 비전문가인 내가 보기에도 슬러지는 있었다. 다만 여러 각도중 슬러지가 보이지 않는 단면도 생겼고, 그동안 깨비가 쉬를 못한것도 아니었고, 식욕도 돌아와서 나머지는 집에서 케어하기로 하고 퇴원했다.

    병원비

    이거 공개해도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병원비는 처방식 제외 772,000원이 나왔다ㅎㅎㅎㅎㅎㅎㅎ

    돈은 뭐 또 벌면 되는데 깨비가 입원에 스트레스만 안받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결론은 사실 링크동물병원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하다는 이야기다!

    입원시키고 너무 불안했는데 거의 세시간에 한번씩 사진, 영상 등을 보내주신다ㅠ 중간에 초음파, 혈검 했던 내용도 카톡으로 공유해주셨다.

    선생님들니 직접 찍어주신 사진과 영상이 한가득이다ㅜㅜ

    응가를 못했다고 걱정하는 말을 남기자 다음날 응가 상태도 알려주셨다ㅠㅠ

    매일같이 면회가겠다는 극성 보호자였는데 한번도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시간을 잡아주셨고 수의사 선생님도 꼭 오셔서 다시한번 검사결과 설명이랑 질문도 받아주셨다. 면회가면 테크니션 선생님들도 일처럼 애기 보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예뻐해주시는것도 느껴졌다. 입원장 앞에서 하는 면회가 아니라 진료실을 통으로 비워주시고 깨비랑 둘이 있을 수 있게 해주셨다.

    퇴원할때도 깨비 퇴원을 같이 축하해주셨다. 가족들이 깨비랑 사는걸 그렇게 환영하지 않아 이번에 깨비 입원한 이야기를 누구랑 나눌 수도 없었는데 링크병원 선생님들 덕분에 위로를 받고 나왔다. 앞에서는 감사하다는 이야기 많이 못드렸지만 너무 감사드린다ㅠ

    퇴원후 치료

    퇴원후에는 하루 2번 약을 처방 받았다. 요도를 확장시켜주는거랑 안정제가 들어있는거 같다. (뭐라고 설명해주셨는데 퇴원시킨다고 신나서 못들었다)

    12시간에 한번씩 1알 약 먹이는 중이다. 복막염약 3달 먹이면서 약 먹이는건 도가 터서 이정도는 껌이다. 사료도 다 유리너리 사료로 바꿨다. 병원에서 주셨던 로얄캐닌 유리너리 사료를 잘 먹었다고 해서 그걸로 샀다.

    습식도 로얄캐닌이랑 힐스 둘다 사와봤는데 둘다 잘 먹길래 더 저렴한 로얄캐닌으로 장만했다ㅋㅋㅋㅋㅋㅋ

    근데 급여 이틀부터 질려한다. 옆에서 한숟가락씩 떠서 밥 시중 들어드리고 마지막에 안먹는다 싶으면 트릿 쪼끔 뿌려서 겨우겨우 먹이는 중이다. (어디에서 본건데 사료가 오줌 산성화시키는거라 간식은 안주는게 좋다고 하긴 한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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